합성생물학과 시스템 생물학의 만남: 생명을 설계하다
합성생물학과 시스템 생물학이 만나는 지점. 유전자 회로 설계부터 DBTL 사이클까지 정리했다.
시스템 생물학이 "생명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면,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은 "생명을 설계하는" 학문이다. 이 두 분야는 별개처럼 보이지만 실은 동전의 양면이다. 시스템을 이해해야 제대로 설계할 수 있고, 설계해서 테스트하면 시스템의 이해가 깊어진다.
합성생물학이란
합성생물학은 공학적 원리를 생물학에 적용하는 분야다. 유전자 회로를 설계하고, 대사 경로를 재구성하고, 심지어 최소 유전체(minimal genome)를 가진 인공 세포를 만들기도 한다. 핵심 철학은 표준화, 모듈화, 추상화다.
대표적인 성과를 몇 가지 꼽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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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닌(artemisinin): 말라리아 치료제의 전구체를 효모에서 생합성하는 데 성공. Jay Keasling 그룹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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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VI-syn3.0: Craig Venter 연구소에서 만든 최소 유전체 세포. 473개 유전자만으로 자가 복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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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 세포 치료: 환자의 T세포에 합성 수용체를 도입해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프로그래밍한 것. 합성생물학의 의료 응용.
시스템 생물학의 기여
합성생물학이 시스템 생물학에 의존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생물학적 부품(part)을 조합해서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려면, 각 부품의 특성과 상호작용을 정량적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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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절 네트워크 모델: 합성 유전자 회로를 설계하려면 프로모터 강도, 전사인자 결합 상수, mRNA 분해 속도 등의 파라미터가 필요하다. 시스템 생물학의 수리 모델이 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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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플럭스 분석(FBA): 대사 공학에서 목표 대사물의 생산을 극대화하려면 전체 대사 네트워크의 플럭스 분포를 이해해야 한다. Flux Balance Analysis와 그 변형들이 이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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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적 모델링: 세포 내 분자 수가 적을 때 발생하는 확률적 노이즈는 합성 회로의 동작에 큰 영향을 미친다. Gillespie 알고리즘 등 확률적 시뮬레이션이 회로 설계에 활용된다.
Design-Build-Test-Learn 사이클
합성생물학의 핵심 워크플로우는 DBTL(Design-Build-Test-Learn) 사이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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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수리 모델과 시뮬레이션으로 회로/경로를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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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d: DNA 합성과 조립으로 설계를 물리적으로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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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실험적으로 성능을 측정한다. 고처리량 분석(오믹스, 플레이트 리더 등)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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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rn: 실험 결과를 모델에 피드백해서 다음 설계를 개선한다. 여기서 시스템 생물학과 머신러닝이 핵심 역할.
이 사이클이 빠르게 돌수록 좋은 설계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자동화된 실험실(biofoundry)과 AI 기반 설계 도구가 이 사이클을 가속하고 있다.
미래 전망
합성생물학과 시스템 생물학의 융합은 바이오 제조(biomanufacturing), 세포 치료, 바이오센서, 환경 복원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대형 언어 모델을 활용한 단백질 설계, AI 기반 대사 경로 최적화 등 AI와의 접점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어서, 앞으로 10년이 매우 기대되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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